연말정산은 12월 31일 기준으로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을 전제로 설계된 절차입니다. 그래서 연중에 퇴사하거나 이직하면 절차가 갈라집니다. 그리고 이 갈림길에서 가만히 있으면 대부분 세금을 더 낸 채로 끝납니다.
경우별 정리
| 상황 | 해야 할 일 | 시기 |
|---|---|---|
| 연중 퇴사 후 같은 해 재취업 | 전 직장 원천징수영수증을 새 회사에 제출 | 이듬해 1~2월 연말정산 때 |
| 연중 퇴사 후 미취업 상태로 연말 | 본인이 종합소득세로 확정신고 | 이듬해 5월 |
| 퇴사 후 프리랜서로 전환 | 근로소득 + 사업소득 합산 신고 | 이듬해 5월 |
| 두 곳 이상에서 동시에 근무 | 주된 근무지에 종된 근무지 영수증 제출, 또는 5월 합산 신고 | 이듬해 1~2월 또는 5월 |
퇴사할 때 회사가 하는 ‘약식 정산’
회사는 근로자가 퇴사하면 퇴직하는 달의 급여를 지급할 때 연말정산을 해야 합니다. 그런데 이 시점에는 근로자의 의료비·교육비·기부금·카드 사용액 자료가 없습니다. 그래서 실무상 인적공제와 표준세액공제(13만원) 정도만 반영한 상태로 정산이 끝납니다.
문제는 이렇게 정산된 결과가 ‘정답’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. 퇴직 시 받은 원천징수영수증에 결정세액이 찍혀 있으니 정산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. 실제로는 다음 공제가 통째로 빠져 있습니다.
- 신용카드·체크카드·현금영수증 소득공제
- 의료비·교육비·기부금 세액공제
- 보험료 세액공제
- 월세액 세액공제
- 연금저축·IRP 세액공제
- 주택청약종합저축,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공제
이 항목들을 반영하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환급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합니다.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로 되찾는 것이 정석입니다.
이직한 경우 — 원천징수영수증 이어 붙이기
같은 해에 A사에서 B사로 옮겼다면, B사가 두 회사 소득을 합산해 연말정산해야 합니다. 이를 위해 A사에서 받은 ‘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’을 B사에 제출합니다.
왜 합산해야 하는지는 세율 구조를 보면 분명합니다. A사에서 2,000만원, B사에서 2,500만원을 받았다고 해봅시다. 각 회사는 자기가 지급한 금액만 보고 원천징수하므로 둘 다 낮은 세율 구간으로 계산합니다. 그런데 실제 과세 대상은 합산한 4,500만원이고, 여기에는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됩니다. 합산하지 않으면 세금을 덜 낸 상태가 되고, 나중에 국세청이 이를 확인하면 가산세까지 붙습니다.
원천징수영수증을 못 받았다면
홈택스에서 직접 발급할 수 있습니다. 다만 회사가 지급명세서를 제출한 뒤에야 조회되므로 시점 차이가 있습니다. 근로소득 지급명세서 제출 기한은 이듬해 3월 10일이라, 그 전에는 조회가 안 될 수 있습니다. 급하면 전 직장에 직접 요청하는 편이 빠릅니다.
공제 항목의 ‘기간’ 주의
중도 퇴사자가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입니다. 공제 항목 중 일부는 근로를 제공한 기간에 지출한 것만 인정됩니다.
| 공제 항목 | 인정 범위 |
|---|---|
| 보험료·의료비·교육비 세액공제 | 근로 제공 기간에 지출한 금액만 |
|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| 근로 제공 기간에 사용한 금액만 |
| 주택자금 공제, 월세액 공제 | 근로 제공 기간에 지출한 금액만 |
| 기부금 세액공제 | 연간 전체 (퇴사 후 기부분도 인정) |
| 연금저축·IRP 세액공제 | 연간 전체 (퇴사 후 납입분도 인정) |
| 국민연금보험료 공제 | 연간 전체 (지역가입 전환 후 납부분 포함) |
6월에 퇴사했다면 7월 이후에 쓴 신용카드 금액은 공제 대상이 아닙니다. 반면 기부금과 연금저축은 12월까지 납입한 금액이 전부 인정되므로, 퇴사 후에도 연금저축 납입을 이어가면 그해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.
5월 종합소득세 신고 절차
- 홈택스 접속— 5월 1일부터 31일까지. 세금신고 > 종합소득세 신고 > 근로소득자 신고서 메뉴를 이용합니다.
- 소득 자료 확인 — 국세청이 보유한 근로소득 지급명세서가 자동으로 불러와집니다. 여러 회사에서 받은 소득이 모두 뜨는지 확인합니다.
- 공제 자료 반영 —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를 불러와 의료비·교육비·기부금· 카드 사용액 등을 넣습니다.
- 세액 확인 후 신고 — 이미 원천징수된 세액이 결정세액보다 크면 환급받습니다. 환급금은 신고 후 대체로 6~7월에 지급됩니다.
기한을 놓쳤더라도 방법이 있습니다. 경정청구는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가능하므로, 몇 년 전 놓친 공제도 지금 되찾을 수 있습니다. 홈택스의 ‘경정청구’ 메뉴에서 신청합니다.
퇴직금은 여기에 안 들어간다
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은 퇴직소득으로 분류과세되므로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에 합산하지 않습니다. 회사가 지급 시점에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것으로 납세의무가 끝납니다. 실업급여도 비과세 소득이라 신고 대상이 아닙니다.
정리
- 퇴사 시 회사 정산은 약식 — 대부분의 공제가 빠져 있다
- 같은 해 재취업했다면 전 직장 원천징수영수증을 새 회사에 제출
- 미취업 상태로 연말을 넘겼다면 이듬해 5월에 직접 신고
- 카드·의료비·교육비는 근로 기간 지출분만, 기부금·연금저축은 연간 전체
- 놓쳤어도 5년 이내라면 경정청구로 환급 가능
중도 퇴사로 총급여가 줄었다면 세 부담도 크게 낮아집니다. 실제 환급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연말정산 계산기에 그해 실제 총급여와 공제 항목을 넣어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.